연봉협상 면담 준비, 숫자와 말할 순서 정하기

연봉협상 면담에서 할 말을 그 자리에서 떠올리기는 어렵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성과를 숫자로 바꿔 두고 말할 순서를 정해 두면 상대가 어떤 답을 하든 덜 흔들립니다. 말할 순서는 면담의 목적, 숫자로 바꾼 성과, 내년에 맡을 일, 제안 금액입니다. 금액에 합의했다면 서명하기 전에 계약서의 임금 구성과 최저임금을 직접 계산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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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숫자로 바꾸는 법

성과 문장 하나에는 내가 한 일과 그 결과로 바뀐 숫자가 같이 들어가야 합니다. 매출을 직접 다루지 않는 직무라면 걸린 시간, 처리한 건수, 줄어든 오류, 아낀 비용 가운데 하나로 바꾸면 됩니다. 바뀌기 전 숫자를 함께 적어야 변화의 크기가 보입니다. 아래는 같은 일을 두 가지로 적어 본 예시입니다.

막연한 표현숫자로 바꾼 예시
정산 업무를 개선했습니다월말 정산 마감을 5영업일에서 3영업일로 줄였고, 그 뒤 6개월 동안 마감을 넘긴 달이 없었습니다
신규 고객 응대를 맡았습니다상반기 신규 문의 420건 가운데 380건에 24시간 안에 첫 답변을 보냈습니다
보고서 자동화를 도왔습니다팀 주간 보고서 작성 시간을 주 6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이는 매크로를 만들었습니다
후배 교육을 했습니다신입 2명의 업무 안내서를 만들어 혼자 업무를 맡기까지 걸린 기간을 8주에서 5주로 당겼습니다

숫자마다 근거가 어디 있는지도 적어 두세요. 업무 시스템 화면, 메일, 회의록처럼 상대가 확인을 부탁했을 때 바로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팀이 함께 낸 결과라면 그 안에서 내가 맡은 부분을 따로 밝혀야 설명이 깔끔해집니다. 정리한 성과 가운데 면담에서 말할 것은 크기 순으로 서너 개면 충분합니다.

시장 임금은 어디서 확인하나

공식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두 군데 있습니다. 고용24의 직종별 임금정보는 최근 3년 동안 해당 직종에서 고용24 구직자가 희망한 임금과 구인 기업이 제시한 임금의 분포를 보여 줍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5년 4월에 연 임금직업포털 워크피디아(wagework.go.kr)의 맞춤형 임금정보에서는 조건을 세 개까지 골라 임금 수준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용24 수치는 희망하거나 제시한 금액이라 실제로 지급된 임금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같은 직종이어도 회사 규모와 업종에 따라 금액이 갈리니, 비교할 때는 내 회사와 비슷한 조건을 골라야 합니다. 같은 직무 채용 공고에 적힌 연봉 범위도 참고가 되지만 성과급이나 퇴직금이 들어간 금액인지 확인하고 견줘야 합니다. 면담에서 시장 자료를 꺼낼 때는 출처와 조건을 함께 말해야 상대가 반박하기 어렵습니다.

부를 금액과 물러설 선

면담 전에 숫자 두 개를 적어 두세요. 처음 부를 금액과 이 아래로는 받아들이지 않을 금액입니다. 처음 부를 금액은 앞에서 정리한 성과와 시장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는 범위의 위쪽에 둡니다. 범위로 말한다면 아래 끝만 받아도 괜찮은 금액으로 잡으세요. 상대는 언제든 그 숫자를 고를 수 있습니다.

인상률은 월 금액으로 바꿔 보면 감이 옵니다. 연봉 3,600만 원에서 5퍼센트는 180만 원이고 한 달로는 15만 원입니다. 세전 금액이라 4대보험료와 세금을 빼면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그보다 적습니다. 회사가 말하는 연봉에 기본급 말고 무엇이 들어 있는지, 성과급과 고정 수당이 포함됐는지도 숫자를 비교하기 전에 맞춰 두어야 합니다.

면담에서 말할 순서와 예시 문장

  1. 면담의 목적을 먼저 말합니다. 연봉 이야기를 하러 왔다는 것을 처음에 밝혀야 대화가 돌지 않습니다.
  2. 올해 성과를 숫자로 말합니다. 큰 것부터 서너 개만 말하고 자료는 요청이 있을 때 보여 줍니다.
  3. 내년에 맡을 일을 말합니다. 회사가 연봉으로 사는 것은 지난해보다 앞으로의 일이기도 합니다.
  4. 금액을 근거와 함께 한 번에 말하고, 상대가 답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5. 합의한 내용과 다음 일정을 정리해 메일로 남깁니다.

단계마다 그대로 써도 되는 문장을 적어 둡니다. 말투는 평소 상사와 쓰는 말에 맞춰 고치세요.

"올해 맡은 일과 내년 연봉을 같이 이야기하고 싶어서 시간을 부탁드렸습니다. 제가 정리한 걸 10분 정도 먼저 말씀드려도 될까요?"

"올해 가장 크게 바뀐 건 월말 정산입니다. 5영업일 걸리던 마감을 3영업일로 줄였고, 7월부터는 한 번도 늦지 않았습니다."

"내년에는 이 방식을 다른 법인 정산에도 넓히려고 합니다. 그 일을 제가 맡는다는 전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성과와 같은 직무 임금 자료를 보고 4,000만 원을 제안드립니다. 지금보다 400만 원, 약 11퍼센트 높은 금액입니다."

"오늘 말씀 나눈 금액과 다음 검토 시점을 메일로 정리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빠진 게 있으면 고쳐 주세요."

기본급 말고 협상할 수 있는 것

회사가 인상률을 직급별로 정해 두어 기본급은 움직이기 어렵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대화를 끝내지 말고 다른 항목으로 넘어가세요. 아래 항목은 금액이 크지 않아도 해마다 쌓이거나 다음 협상의 출발점을 바꿉니다.

서명 전에 계약서에서 볼 곳

회사는 근로계약을 맺거나 바꿀 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를 명시해야 하고, 임금의 구성항목과 계산방법, 지급방법을 적은 서면을 내줘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 계약서를 받으면 연봉 총액만 보지 말고 그 금액이 어떤 항목으로 나뉘는지 보세요. 월급을 줄 때마다 구성항목과 계산방법이 적힌 임금명세서도 받아야 합니다(제48조 제2항).

"연장근로수당 포함"이나 "고정 OT 월 20시간"처럼 적혀 있다면 포괄임금이나 고정 연장근로 약정입니다. 고용노동부가 2026년 4월 9일부터 시행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은 고정 OT를 약정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으로 계산한 법정수당이 약정액보다 많으면 차액을 줘야 하고, 주지 않으면 임금체불로 처리한다고 밝혔습니다. 계약서에 몇 시간분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고 실제로 일한 시간을 기록해 두세요.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이라면 연장근로에는 통상임금의 50퍼센트 이상을 더 줘야 합니다(제56조).

최저임금도 직접 계산해 보세요. 2026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10,320원이고 2027년 1월 1일부터는 10,700원입니다. 지금 맺는 계약이 내년에 적용된다면 내년 금액과 비교해야 합니다. 월급은 주 40시간에 유급 주휴 8시간을 더해 월로 환산한 209시간으로 나눠 시간급을 구합니다(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연장근로수당은 최저임금 계산에서 빠지고(최저임금법 시행규칙 제2조), 매달 주는 상여금과 현금 식대 같은 복리후생비는 2024년부터 전액 들어갑니다(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과 부칙). 아래는 월 10시간분 고정 연장근로수당이 포함된 연봉 2,800만 원 계약의 예입니다.

단계계산결과
월 급여2,800만 원 ÷ 122,333,333원
나눌 시간209시간 + 연장 10시간 × 1.5224시간
기본 시간급2,333,333원 ÷ 224시간약 10,416원
2026년 최저임금과 비교10,416원과 10,320원충족
2027년 최저임금과 비교10,416원과 10,700원미달
2027년 기준을 맞추려면10,700원 × 224시간 × 12연봉 28,761,600원 이상

같은 계약서가 올해는 문제가 없어도 내년 1월부터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셈입니다.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며 월급에 퇴직금을 나눠 넣는 약정도 확인하세요. 대법원은 이런 퇴직금 분할 약정을 원칙적으로 무효로 봤고(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무효가 되면 이미 받은 돈을 두고 정산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계약서의 임금 계산이 맞는지 헷갈리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에 물어볼 수 있습니다.

원하는 답을 못 들었을 때

"올해는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면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내기보다 기준을 묻는 쪽이 다음 협상에 남는 것이 많습니다.

"어떤 결과가 있으면 제안드린 금액이 가능할지 기준을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그 기준을 채웠는지 6개월 뒤에 다시 이야기하는 일정을 지금 잡아 둘 수 있을까요?"

답을 받으면 그날 메일로 정리해 보내 두세요. 상사가 바뀌거나 시간이 지나도 약속의 근거가 남습니다. 기준을 두 번 연속 채웠는데도 같은 답이 돌아온다면, 그때는 앞에서 찾아 둔 시장 임금 자료가 다른 회사를 알아볼지 따지는 근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연봉이 바뀌었는데 새 계약서를 받지 못했어요.

근로기준법 제17조는 근로계약을 맺을 때뿐 아니라 맺은 뒤 임금 같은 근로조건을 바꿀 때도 그 내용을 명시하도록 정합니다. 임금의 구성항목과 계산방법, 지급방법은 서면으로 내줘야 하니 바뀐 연봉이 적힌 계약서나 서면을 요청하세요.

포괄임금 계약은 불법인가요?

근로기준법에는 포괄임금을 직접 정한 조항이 없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4월 9일부터 시행한 지도 지침에서 고정 연장근로를 약정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으로 계산한 법정수당이 더 많으면 차액을 줘야 하고, 기본급과 수당을 나누지 않는 정액급제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포괄임금을 법으로 금지하는 개정안은 2026년 10월 중순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연봉이 최저임금보다 낮은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연장근로수당처럼 최저임금 계산에서 빠지는 돈을 뺀 월 급여를 209시간으로 나눠 시간급을 구하고, 그해 최저임금과 비교합니다. 2026년은 10,320원, 2027년은 10,700원입니다. 고정 연장근로수당이 섞여 있으면 209시간에 연장시간의 1.5배를 더한 시간으로 나눠 기본 시간급을 구합니다.

내 직무의 시장 연봉은 어디서 보나요?

고용24의 직종별 임금정보에서 최근 3년 동안 그 직종의 구직자 희망임금과 구인 기업 제시임금 분포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임금직업포털 워크피디아(wagework.go.kr)에서는 조건을 골라 임금 수준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같은 직무 채용 공고의 연봉 범위도 함께 보되 성과급과 퇴직금이 포함된 금액인지 확인하세요.

확인한 곳

근로기준법 제17조, 제48조, 제56조와 시행령 별표 1(국가법령정보센터), 최저임금법 제6조와 부칙(법률 제15666호), 시행령 제5조, 시행규칙 제2조(국가법령정보센터),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2026년 적용 최저임금 시간급 10,320원(2025. 8. 5.),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시간급 10,700원(2026. 8. 5.), 정책브리핑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 9일부터 시행(2026. 4. 8.),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국가법령정보센터), 고용24 직종별 임금정보, 한국고용정보원 임금직업포털 워크피디아. 2026년 10월 30일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제도와 일정은 바뀔 수 있으니 중요한 결정 전에는 원문을 한 번 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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